운명을 말한다

22. 행복한 삶 (2)

금린학당 2010. 10. 20. 17:04

     세속적인 부귀영화는 결정되어 있으나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 부귀영화를 행복과 동일시 해서는 안된다. 부자들이 반드시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과 비교해도 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불행한 삶을 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들 삶의 내면을 들추어 보면 고통을 유발시키는 요소들을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많이 가지고 있다. 부귀영화를 통해 행복을 얻을 수는 없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똑 같은 비율로 주어져 있다. 부자라고 특별히 많이 주어져 있고 가난하다고 적게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그것을 원하고 찾는 사람에게만 많이 주어진다.

     우리에게 행복은 물과 공기처럼 흔하게 주어져 있다. 우리는 지금 행복 속에 살고 있다. 지금 여기에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거리는 천지사방에 널려 있다. 잘 살펴보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국조(國祖)의 이념은,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뜻 보다는 인간에게 널리 이롭게 되어 있다는 뜻이 더 강하다. 이 세상은 인간에게 널리 이롭게 되어 있어 우리는 그것을 누리면 된다. 이 이치를 알면 우리는 늘 행복할 수가 있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틱 낫한 스님은 '우리는 이미 도착해 있다 (We have arrived)' 라고 했다. 우리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해 있다. 우리의 목적지는 지금 여기이다. 다음 역(next station)은 없다. 지금 여기가 바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의 땅인 것이다. 지금 여기가 유토피아이다. 지금 여기가 바로 샹그릴라이다. 지금 여기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지금 여기가 인간에게 널리 이롭게 되어 있는 바로 그곳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여기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끊임없이 또다른 뭔가를 찾고 있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음 역이 목적지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다음 역은 없다. 우리는 우리의 목적지에 이미 도착해 있는데 다음 역이 있을 수 있겠는가? 각자에게 주어진 지금 여기가 바로 최상의 상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떤 수행자가 왕을 찾아갔다. 왕은 마침 기도를 하고 있었다.

     수행자가 물었다.

     "왕께서는 무슨 기도를 하셨습니까?"

     왕이 대답했다.

     "큰 부자가 되게 해 주시고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해 달라고 기도했소"

     수행자가 왕궁을 나서면서 말했다.

     "왕을 만나러 왔는데 정작 내가 만난 사람은 거지였구나"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면 우리는 긍정적으로 변한다. 긍정하게 되면 우리는 행복해지기 시작한다. 행복해지려면 긍정해야 한다. 긍정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긍정하는 연습 중 가장 좋은 것이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하는 것이다. 행복하다, 좋다, 건강하다, 잘 돼 간다, 사랑한다, 충분하다, 고맙다, 예쁘다, 멋있다, 잘한다 등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하면 우리 주변에 긍정적인 기운이 형성된다. 좋은 파동이 만들어진다.

     말은 파동이다. 파동은 기(氣)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가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하면 좋은 기가 만들어진다. 성경에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고 했다. 말씀은 파동이고 기를 의미한다. 그 말씀에 의해 세상만물이 생겨났다. 좋은 말씀은 좋은 것들을 만들어 낸다.

     사주팔자 여덟 글자는 기운의 코드이다. 기(氣)에 관한 부호이다. 기는 파동이다. 파동은 시공을 초월해서 작용하므로 그 파동의 부호를 해석해서 과거를 알아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우리의 운명이라는 것도 결국 파동의 변화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 긍정적이고 좋은 파동이 형성되어 있다면 외부에서 좋지 못한 파동이 접근하더라도 좋은 파동의 간섭을 받아 그 피해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 좋지 못한 파동이 형성되어 있다면 외부에서 아무리 좋은 파동이 오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받을 수가 없을 것이다.

     '사랑한다', '행복하다' 등 긍정적인 내용의 글을 써 붙인 물병의 물의 구조를 살펴 보면 육각형의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는데 '밉다', '죽인다' 등 부정적인 내용의 글을 써 붙인 물병의 물은 찌그러진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 '입이 보살이다' 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말한대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무심코 내뱉은 말대로 나중에 결과가 생기는 것을 보고 놀랐던 경험이 한 두 번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을 경계했다.

     내가 아는 어떤 수행자는 영적인 에너지와 교감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아버지 대에 이르러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는데 그가 자기 집안이 몰락한 원인을 찾아 들어가 보니 윗대 조상 중 한 사람이 독설과 저주의 말을 자주 했던 것에 기인한다고 했다. 그 조상의 독설과 저주의 말들이 자손들의 패가망신을 야기시킨 것이다.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은 그대로 정보의 세계에 남는다. 절대로 흩어지거나 잊혀지지 않는다. 용량이 무한대인 우주의 컴퓨터에 하나도 빠짐없이 저장된다. 그래서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된다. 되도록이면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면 우리의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뀐다. 최면법에 있는 자기암시의 효과처럼 긍정적인 말은 자기암시가 되어 우리를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하게 한다. 그러면 운명도 긍정적으로 전개된다.

 

     운명은 심리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한다. 사주의 구성이 좋지 못한 사람은 대부분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다. 성격이 좋지 못하므로 끊임없이 주변사람들과 마찰이 생기고 갈등이 일어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래서 하는 일마다 실패를 하고 사고와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조화와 균형을 찾기만 해도 운명이 달라질 것인데, 마음을 바꾸고 성격을 바꾸는 것이 죽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마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팔자대로 사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항상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하라고 말한다. 긍정적인 말을 열 개 이상 써놓고 수시로 소리내어 읽으라고 한다. 특히 잠자기 전,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긍정적인 말들을 기도하듯이 하라고 한다. 어떤 부적보다 효과가 좋을 것이다. 또한 그런 긍정적인 말들을 종이에 적어서 간직하고 다니는 것도 좋다. 긍정적인 말들은 긍정적인 파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단어들을 적어서 가지고 다니는 것이 효과가 있다.

 

     산스크리트어인 쿠타르카(kutarka)라는 말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추론을 말하고 비타르카(vitarka)라는 말은 긍정적 토대를 가진 추론이다.

     장미꽃이 만발한 장미꽃 덤불이 있다. 먼저 쿠타르카적인 추론을 해 보자. 처음 장미 줄기의 무성한 가시가 눈에 들어온다. 가시가 위협적이다. 찔리면 상처를 입는다. 장미가시에 찔려 죽었다는 어느 시인이 떠오른다. 이 많은 가시 속에서 꽃이 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꽃은 환상이라는 느낌이 든다. 장미의 실체는 가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만질 수 없다. 장미를 피한다. 노(No)라고 말한다. 노는 닫힌 문이다. 노라고 할수록 점점 슬프고 부정적인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노가 반복되면 우리의 내면은 어두운 밤과 가시만 존재하고 어떤 꽃도 필 수 없는 사막으로 변할 것이다. 문이 닫혀 있을 때 우리의 내면은 하나의 지옥이 된다.

     비타르카적인 추론을 해보자.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가시는 잊어버린다. 가시에는 관심 없다. 아름다운 꽃들에 감격하고 행복해 한다. 장미꽃에 가까이 다가간다. 예스라고 말한다. 예스라고 말할 때 우리는 예스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발견한다. 예스는 우리를 긍정으로 이끈다. 예스라고 할 때 우리의 삶은 긍정이 된다. 예스를 통해 우리는 선하고 아름답고 진실한 것들을 흡수한다. 예스는 신성(神聖)이 우리의 내면으로 들어오는 문이 된다. 예스라고 말할 때 우리는 하나의 꽃이 된다. 우리 속에 우담바라가 피게 된다. 우리의 내면은 그 우주화(宇宙花)의 향기로 가득하게 된다. 인생은 숙제가 아니라 축제라고 했다. 생명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속담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고 했다. 예스는 바로 긍정이다.

     인도의 사상가 오쇼 라즈니쉬는 쿠타르카와 비타르카를 설명하며 수행의 궁극은 비타르카적인 삶이라고 했다. 나의 스승님께서도 '대긍정(大肯定)' 을 말씀하셨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모두 긍정할 때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수련꽃을 좋아해서 몇개의 옹기 그릇에 수련을 심어 가꾸고 있다. 거름을 많이 주면, 번들거리는 푸른 잎과 색색의 향기로운 꽃들이 무성하게 피어난다. 수련꽃의 오묘한 향기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어, 자주 얼굴을 꽃 가까이 대고 그 향기를 즐긴다.

     수련꽃이 예쁘게 피어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그런데 몇몇 사람은 꼭 수련잎을 헤쳐 보고 물이 더럽다느니 벌레가 많다느니 한다. 그 사람들은 수련꽃의 아름다움이나 그 오묘한 향기에는 관심도 없다. 자기들 보기에 더러운 물과 물벼룩 등 벌레들만 눈에 들어온다. 물은 얼마만에 갈아 주는지 물이 썩지 않는지 등에 관심을 둔다. 사실 수련이 무성한 옹기의 물은 갈아주지 않아도 썩지 않는다. 수련이 정화작용을 하므로 썩을 염려가 없다. 그들은 괜한 걱정을 한다. 수련꽃의 아름다움과 향기만 즐겨도 될 것인데 쓸데없이 물을 걱정하고 있다.

 

     부정적인 말, 저주와 독설, 험담, 투쟁과 갈등을 부추기는 말, 욕설 등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요즘 인터넷상에서 악플의 문제가 심각하다. 자기와 조금만 의견이 달라도 대뜸 욕설에 가까운 댓글을 올린다. 특히 자신의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신념에 반하는 의견들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저주와 독설을 퍼붓는다. 정치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 이런 현상이 더 심한데, 소위 인터넷논객을 자처하는 사람들 중 도가 지나친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 글을 읽어보면 어떤 때는 섬뜩해진다. 도대체 내면에 뭐가 있길래, 무슨 원한이 그렇게 사무치길래, 그렇게 험한 말들을 쏟아 내는지 이해가 안간다. 마치 정치적 반대 입장에 있는 사람들을 자기 부모를 죽인 원수처럼 여기는 것 같다. 그것도 수백만 명이 볼 수 있는 공공매체인 인터넷에다 그런 독설을 올려 놓는다.

     이런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운명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사주상 관성(官星)과 상관성(傷官星)이 좋지 못하게 작용하는 사람들이다. 치명적인 질병이나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기 쉬우며 자식들이 크게 다치거나 사망한다. 이런 사람들은 특히 자식들이 어려워진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자식의 앞길을 막고 있고, 자기가 내뱉은 독설이 비수가 되어 자기 자식에게 날아 가 꽂히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조심해야 한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유수 기업의 사장을 자살하게 만든 전직 대통령도 독설로 유명했는데, 결국 그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도 자살할 수 밖에 없는 처지로 몰렸다. 세상은 돌고 돌며, 남의 눈에 눈물 흐르게 했으면 자신의 눈에는 피눈물이 흐르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말이 글로 기록된다. 그래서 글도 조심해서 써야 한다. 불교의식에서 기본적으로 읽히는 천수경(千手經)의 제일 첫머리에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 나온다. '수리수리마하수리수수리사바하' 가 정구업진언이다. 입으로 지은 구업(口業)을 소멸하는 진언이다. 중요 경전의 가장 첫머리에 구업을 정화하는 진언이 있다. 말의 영향력이 강하고 말로 인해 발생되는 까르마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런 업장을 소멸하는 진언을 경전의 가장 처음에 둔 것이다. 또한 구업을 정화하는 진언을 앞에 둠으로써 구업을 경계한 것이다. 남을 헐뜯는 말, 독설, 저주의 말, 부정적인 말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 구업의 결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크게 경계한 것이다. 부정적인 말은 우리들의 운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장막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긍정적인 말이 긍정적인 생각을 만들고 긍정적인 생각이 우리의 삶을 행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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