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으로 인한 고통 중 부부 간의 불화나 이별에 의한 고통이 가장 많고 고통의 크기 또한 크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이혼률이 세계 최고로 높아졌다.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10대나 20대의 사주를 보면 대부분 배우자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앞으로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
실제 간명(看命)을 해 보면, 우리 삶의 다양한 운명적인 관점 중에서, 부부 간의 문제가 가장 적중률이 높다. 부부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팔자대로 살아간다. 특히 요즘 사람들에게서 그런 경향들이 뚜렷이 나타난다. 옛날 사람들은 사회적인 관습 등의 영향으로 쉽게 이혼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렵고 힘들어도 참고 견디며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참으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여자들이 경제적인 능력을 갖게 되면서부터 쉽게 이혼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경제적 능력이 없을 경우 여자들이 쉽게 독립할 수 없었다. 여자들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나면서 경제적 능력을 갖춘 여자도 많아졌다. 반대로 외환위기 이후 남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많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남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여자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하게 된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이혼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혼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상담해 보면 크고 심각한 문제로 이혼을 하려는 사람은 별로 없다. 크고 심각한 문제가 닥치면 사람들은 오히려 서로 단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꼭 사소하고 자질구레한 일 때문에 서로 자존심을 건드리고, 그런 것이 누적되어서 반목하게 되고, 나중에는 원수처럼 변하게 된다.
부부 간에는 서로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노력을 한다고는 하지만 미미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노력하는 만큼, 돈을 벌기 위해서 노력하는 만큼 그렇게 노력하지는 않는다.
직장생활에서는 상사의 비위 맞추랴, 동료들과 경쟁하랴, 아랫사람들 눈치 보랴 자존심 내세울 여유가 조금도 없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충성해야 살아 남는다.
돈을 벌기위해서는 또 얼마나 애를 써야 되는가. 까다로운 고객을 상대해야 하고, 때때로 닥치는 경영의 어려움도 극복해야 하고, 은행이나 관청에 가서 머리 조아려야 되고, 정말 비굴할 정도로 저자세가 아니면 살아 남기 힘들다. '장사꾼 똥은 개도 안 먹는다' 는 말이 있다. 얼마나 속이 썩어 문드러져야 그런 얘기가 나오겠는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배우자를 위해서는 별로 노력하지 않는다. 툭 하면 자존심 건드는 소리 하고, 시비 걸고, 힐난하고, 반목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사주에 관운이 좋지 못한 사람도 열심히 공부해서 자기 분야의 기술이나 지식을 축적하고, 성실하고 근면하게 일하면 직장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재운이 좋지 못한 사람도 근검절약하고 성실하게 한 푼 두 푼 저축해 나가면 소시민으로서의 삶은 충분히 꾸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운이 힘들게 가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노력으로 나름대로 소박한 생활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배우자 문제에 있어서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팔자가 정해진 대로, 운이 오는 대로 결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명리학에서 가장 적중률이 높은 쪽이 배우자 운이다.
최근 들어 40 대 중반에서 50 대 중반 사이의 중년 이혼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 연령대의 여자들이 대부분 겪게 되는 갱년기 우울증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여성 홀몬의 분비 감소로 심리적 안정이 무너져 예민해지고, 신체적으로도 급격한 노화와 함께, 수반되는 불쾌한 증상들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현상들이 대부분 우울증으로 연결되는데, 대부분 삶의 덧없음을 호소한다.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면, 행복했던 시절은 전무하고 어렵고 힘든 고통의 나날이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고통의 원인 제공자를 남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편이 서운하고, 밉고, 마주하기조차 싫어진다. 남편과의 행복했던 기억은 사라지고 서운하고 괴로웠던 기억만 남는다. 남편으로부터 독립하고 싶어진다.
여자들이 갱년기에 접어들면 여자로서의 매력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여성 홀몬의 감소로 상대적으로 남성 홀몬의 비중이 커져 여자의 성격이 거칠어지고 여성스러운 다소곳함이 사라진다. 피부는 거칠어지고 주름이 늘어난다. 성교통이 생기고 단산(斷産)하게 된다. 동물적인 관점에서 암컷으로서의 기능이 사라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동물사회에서 수컷은 수태 가능한 암컷에게 매력을 느낀다. 자기복제를 실현시킬 수 있는 암컷을 좋아하도록 유전자가 명령한다. 따라서 갱년기에 접어 든 여자는 남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 난다. 남자들의 잠재의식 속에서는 갱년기 여자는 여자로 느껴지지 않게 된다. 그래서 이성으로서의 열정이 식고 만다.
동물사회에서 수컷은 자궁이 없으므로, 자궁을 가진 암컷에게 항상 애원하고 매달리는 형편이다. 화려하게 장식하고, 특이하고 위엄있는 외모를 갖추고, 요란하게 소리를 내면서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안달이다. 그러나 수태가 불가능한 암컷에게는 더 이상 매달리지 않는다. 외면하게 된다. 대신 젊은 암컷에게 관심을 보인다.
결혼한 지 2, 30 년 쯤 되면 아내가 남동생으로 보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 시기에 남자들은 아내에게 무관심해진다. 여자들은, 신체적인 변화와 남편의 무관심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취미활동이나 종교생활 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여자들은 심한 자괴감으로 괴로워하다가 극단적인 방법인 이혼을 결심한다. 그런데 이 시기를 잘 넘겨 50 대 중 후반이 되면 심리적 안정이 찾아오고 신체적으로도 변화가 끝나 편안해지기 시작한다. 남편과의 관계도 원만해진다. 이성으로서의 끌림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고동락해 온 친구나 지기로서의 정이 생긴다. 서로에게 연민을 느껴 젊었을 때 보다 더 다정해지고 위해주게 된다.
사춘기(思春期)에 대비시켜 사추기(思秋期)라고도 불리는 중년의 갱년기를 잘 극복하게 되면, 고통 뒤에 오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58 세 무렵이라고 한다. 이때는, 자녀들에 대한 육아와 교육의 부담에서도 벗어나 있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고, 거동이 불편할 만큼 노쇠해지지도 않았고, 이성문제로 열병을 앓거나 괴로워 할 시기도 아니다. 삶이 안정되어 잔잔하고, 여유롭고, 편안해진다. 단, 이렇게 행복해지려면 갱년기 장애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갱년기의 불안정한 시기를 본인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갱년기 증상에 대한 특징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반드시 의사의 도움을 받아 여성 홀몬제 투여 등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적극적인 취미활동이나 종교생활,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부 등 대외 활동을 늘려야 한다. 자기 계발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자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나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혼을 요구하거나, 가출 하거나, 친정 식구들 찾아가서 남편에 대한 온갖 험담을 늘어 놓거나, 남편에게 독설을 퍼부어 평생 씻지 못할 큰 상처를 남기거나 해서는 안된다. 그런 극단적인 행위들이, 행복하고 평안한 노후 생활에 커다란 장애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혼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회하고 있다. 이 시기의 이혼은 대부분 여자들이 요구해서 이루어진다. 어떤 이유에서건 요즘은 여자들이 이혼에 더 적극적이다. 여자들이 먼저 판을 깬다. 그런데 막상 판을 깨고나서는 후회한다.
혼자되고나서 당분간은 홀가분하고 좋다고 한다. 자유를 만끽하고 남편의 간섭이나 억압이 없어 편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서서히 혼자 사는 여자의 비애를 느끼기 시작한다. 우선 주변 남자들이 자신을 보는 눈길이 달라진다. 보호막이 걷힌 먹잇감을 다루듯 함부로 대한다. 노골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남자들도 많다. 울타리가 없으므로 남편의 울타리가 얼마나 컸던가를 실감하게 된다.
친정 식구들과의 관계도 미묘해진다. 처음에는 자신의 말만 듣고, 분개하고 이혼을 독려하던 식구들도 막상 이혼을 실행에 옮기고 나면 부담스러워한다. 특히 본인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친정 식구들에게서 도움을 받아야 되는 처지라면 더 부담스러워하고 냉담해진다. 친정 식구들의 말에 용기를 얻어 이혼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
자녀들이 결혼을 할 무렵이면 다시 후회하게 된다. 이쪽의 가정적인 핸디캡을 상대방 쪽에서 반드시 짚으려고 한다. 집안 내력 어쩌고 가정교육 어쩌고 하면서 말들이 많아진다. 아이들이 상처 받고 결혼이 좌절될 수도 있다. 그래서 그 원망이 부모에게로 돌아 온다. 또한 그런 난관을 극복하고 아이들이 결혼 한다고 했을 때, 아이들의 결혼식장에서 만난 이혼한 부부의 어정쩡한 모습 또한 그리 유쾌한 장면은 아니다. 당사자들도 쑥스럽고 어색하다.
중년에 이혼한 여자들이 나를 찾아와 털어 놓는 얘기들은 더 많다. 결론적으로 말해 남편이 아주 폭력적이거나 성격파탄자가 아닌 한 중년의 불안정한 정서에서는 이혼을 해서 안된다. 이혼을 하고 싶더라도, 자신에게 갱년기 증상이 있으면 그것부터 열심히 치료하고, 정상적인 심리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 후회하지 않는다. 갱년기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서는 절대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다. 자신이 비정상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남편들의 태도 또한 매우 중요하다. 먼저 갱년기를 겪고 있는 여자들의 신체적 증상이나 심리적 상태에 대한 상식이 필요하다. 급격한 심신의 변화를 겪고 있는 여자들의 돌출 행동이나 감정 기복은, 갱년기 여자에 대한 상식이 없는 사람은 견뎌내기 힘들다. 그래서 갱년기 여성에 대한 나름대로의 지식이 필요하다.
이 시기의 여자들은 수태 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남자들은 아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소홀해지기 쉽다. 남자들은 바깥일 등에 바빠 이런 분위기를 대수롭지않게 지나치지만 여자들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아내에 대한 더욱 각별하고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해진다.
아내가 험한 말을 하거나 말도 안되는 억지를 갖다 대면서 이혼을 요구하거나 해도 남자들은 흔들려서는 안된다. 아내의 심신이 비정상이라는 것을 알고, 깊은 이해와 사랑으로 아내를 감싸 안아야 한다. 그런데 갱년기 여성에 대한 상식이 없으면, 아내의 그런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충돌하게 된다. 이 시기의 여자들은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남자들은 알고 있어야 한다. 아내는 환자이므로 환자 다루듯 해야 한다.
부부인연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남녀가 만나 아이 낳고 생활하는 것이 아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는 자식을 낳아 유전자를 지속시킨다는 일차원적인 목적이 우선하지만, 운명적인 관점에서는 업력(業力)이 작용해, 주고 받을 꺼리가 많은 사람끼리 만난 것이다. 부부인연이라는 것은 매우 소중하고 큰 인연이다. 인위적으로 함부로 바꿔서는 안되는 인연이다. 아마도 전생의 큰 악연(惡緣)이 이번 생에 부부라는 애증(愛憎)의 관계로 재현되고 있을 것이다. 서로간에 큰 빚이 있는 사람들끼리 부부가 됐다고 비유할 수 있다. 받을 게 있는 사람은 끊임 없이 내 놓으라고 요구할 것이고, 줄 게 있는 사람은 끊임 없이 줘야 할 것이다. 서로 간의 부채가 청산되면 편안하고 행복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 서로를 불쌍하게 생각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살다 보면 부부라는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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