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말한다

9. 재운(財運) ㅡ 세속적 행복

금린학당 2010. 9. 12. 11:42

     사주명리학에서 재운(財運)이 가장 세속적인 행복에 관련된 운이다.재운은 경제력을 뜻한다. 즉 돈이나 재산에 관련된 운이다. 또한 재운은 식욕, 성욕 등 몸에 관련된 욕망을 의미한다. 특히 성욕의 의미가 강하다. 재운은 정신적 영역을 배제하고 현실적 영역을 중시하는 운이다. 그래서 재운은 학문이나 종교 등 정신적, 신비적 영역을 거부하고 방해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또한 재운은 남자의 경우 여자를 의미한다.

     사주는 음양오행의 부호로 구성되어 있는데, 재운은 어떤 사주를 대표하는 오행이 극(剋)을 하는 오행이다.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말한다. 오행의 상호 작용에는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이 있다.

     목은 화를 생하고 화는 토를 생하고 토는 금을 생하고 금은 수를 생한다. 목은 토를 극하고 토는 수를 극하고 수는 화를 극하고  화는 금을 극하고 금은 목은 극한다. 상생은 어떤 오행이 다른 오행을 강해지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말한다. 예를 들어 목을 나무로 보고 화를 불로 보면, 불이 붙고 있는 아궁이에 나무를 넣으면 불길이 더욱 강해지는 현상으로 비유할 수 있다. 이것을 목생화(木生火)라고 한다. 상극은 어떤 오행이 다른 오행을 쳐서 그 세력을 약하게 하거나 소멸시키는 작용을 말한다. 수를 물로 보면 물이 불에 작용하면 불은 꺼져버린다. 이것이 수극화(水剋火) 작용이다.

     재운은 내가 극하는 오행이다. 즉 내가 가서 죽이거나 빼앗아야 하는 행위를 전제한다. 내가 목이라면 토가 재가 되고, 내가 화라면 금이 재가 된다. 내가 토라면 수가 재가되고 내가 금이라면 목이, 내가 수라면 화가 재가 된다. 극한다는 것은 죽이거나 손상을 입힌다는 의미다. 즉 재는 극하는 행위를 통해 획득된다.

     이익을 뜻하는 이로울 리(利)라는 글자를 보면 벼 화(禾)와 칼 도(刀) 두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칼을 들고 벼를 베어야 이익이 생긴다는 얘기다. 다른 말로는 칼을 들어야 돈을 번다는 얘기다. 돈을 벌려면 마음에 칼을 품고 잔인하고 매몰차야 한다.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는 남의 수중에 있는 것도 빼앗아 올 수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 이것이 이로울 리(利)자가 가지는 의미다.

     대부분의 재벌들이 재산을 형성해 온 과정을 보면 거의 대부분 피도 눈물도 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아 왔다. 범법 행위도 서슴치않고 저질렀다. 인정사정 없이 돈을 긁어 모았다.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대로 경쟁기업을 잡아 먹고, 하청업체의 고혈을 빨아 먹고, 노동자들을 착취하면서 기업을 키웠다. 정경유착, 치명적 공해물질 배출, 밀수, 가격담합 등 수 많은 범법행위도 저질렀다. 이것이 재운이 가지는 특징이다.

     돈에 관한 한 지독하다는 소리를 듣지 못하면 돈을 모을 수 없다. 장사든 제조업이든 크고 작고를 막론하고 주인이 종업원들이나 주변사람들에게서 '지독하다',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다' 라는 소리를 들어야 그 업체는 살아 남는다. '사람 참 좋다, 인간적이다, 후덕하다' 는 소리 들으면 그 업체는 십 중 팔구는 망한다. 이것이 재운이 가지는 특징이다.

     현대에 와서도 기업과 기업 간의 전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끊임없이 조직원들을 독려하고 내몰아서 영토를 확장하려고 혈안이다. 조직원들의 정예화를 위해 조직원들의 니이가 40 대 중 후반만 돼도 폐기 처분하려고 한다. 서로 비방하고, 고소하고,인수 합병하고, 그런 갈등 속에서 천문학적인 법률 비용을 치르고 있다. 서로의 손에 든 것을 빼앗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것이 재운이 가지는 특징이다.

     돈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려고 한다. 좋은 집, 고급 차, 고급 옷, 좋은 음식 등에 돈을 쓴다.  자신이 소유하거나 사용하는 모든 물건들을  고급으로 갖추려고 한다.

     돈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우월감이 생긴다. 우쭐대고 싶어진다. 명예욕이 생긴다. 그래서 권력을 탐낸다. 왜냐하면 재운은 관운을 생하기 때문이다. 재운이 관운을 생하는 이런 메커니즘 때문에 운명의 방향은 묘하게 뒤틀리고, 삶에서 절제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해준다. 돈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하고 국회의원도 한다. 심지어 동창회장, 동기회장 자리도 돈 많은 사람에게 돌아간다.

     돈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감각을 충족시키려 한다. 특히 성욕에 집중하게 된다. 남자들에게 그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물론 돈 많은 여자들이 호스트바 같은 데를 들락거리는 경우도 있지만 보편적인 현상은 아니다. 남자의 경우 돈은 여자와 연결되고 성욕의 충족으로 연결된다.

 

     돈 많은 남자들의 주변에는 여자가 많다. 본인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돈냄새를 맡으면 여자들이 꼬인다. 명리학에서 돈과 여자를 같이 본다. 운명적으로 보면 돈과 여자는 같이 움직인다. 돈이 들어오면 여자도 들어오고 돈이 나가면 여자도 나간다. 주변에 여자가 많아지면 돈이 들어올 기미라고 해석해도 된다. 알던 여자들이 슬슬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 돈이 나갈 징조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남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아내가 등을 돌린다. 대부분 사업에 실패한 남자의 경우 먼저 아내로부터 버림 받는다. 더 이상 남자 취급을 하지 않는다. 구박 받는다. 구박이나 냉전 정도로 끝나면 다행인데 실패한 남편을 버리고 떠난다. 남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여자는 남편이 미워지기 시작한다. 일거수 일투족이 싫어진다. 그동안 자기에게 잘해주었던 것들은 모두 잊어버리고 싸우던 기억, 서운하게 했던 기억만 떠오른다. 같이 있는 것이 지옥만 같다며 집을 나가고 이혼을 요구한다. 돈 떨어진 남자들이 대부분 겪는 일들이다. 운명 상담을 통해 수없이 경험한 사례들이다.

     실패한 남자의 곁을 끝까지 지키며 격려해주고, 쫒겨난 거리에서 같이 부둥켜 안고 밤을 새우는 아내도 있다. 병든 남편을 보살피며 자식을 키우고 가난하지만 씩씩하게 살아가는 아내도 있다. 실패한 남편을 대신해 엄동설한 눈보라 속에서도 노점을 펼치는 아내도 있다. 이런 아내들을 남자들은 여신처럼 받들어야 한다. 그녀들은 동물행동학적인 패턴을 벗어난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생물이 가진 특성 중 자기복제의 본능은 매우 중요하다. 생물체의 몸은 사실은 유전자의 생체기계에 불과하다고 '이기적 유전자' 의 저자 리차드 도킨스는 말했다. 유전자는 영원히 살아남기를 원하는데 유전자의 생체기계인 몸은 세월이 가면 노쇠해지고 죽게된다. 유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몸이 필요해진다. 그래서 끊임없이 생체기계인 몸에게 복제를 요구한다. 즉 2세 생산을 요구한다.

     동물, 특히 인간이 속한 포유류는 자기복제를 위해 반드시 이성(異性)이 필요하다. 이성과의 짝짓기를 통해 자손을 낳아 유전자가 이어진다. 그런데 유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생체기계가 우수하고 강하길 바란다, 그래야 그 생체기계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동물사회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체기계가 복제를 하기도 전에 소멸되어버리면 유전자도 같이 소멸되어버리므로 오랫동안 살아 남을 강한 자손을 원한다.

     포유류 중 암컷은 자기복제에 대단히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왜냐하면 자궁(子宮)을 갖고 있어 직접적인 자기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컷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반면에 수컷은 자궁이 없으므로 직접적인 자기복제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컷의 유전자는 초조하다. 그래서 자궁을 가진 암컷을 보면 무조건 짝짓기를 시도해 씨앗을 퍼뜨리려고 한다. 그것이 유전자의 유지에 유리하므로 그렇게 진화되어 왔다. 암컷의 우열은 별로 가리지 않는다. 되도록이면 많은 암컷들에게 자주 씨앗을 퍼뜨리려고 한다. 그래야 수정(受精)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야 유전자가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태 가능한 암컷만 보면 수컷들은 무조건 달려든다.

     그런데 자기복제에 유리한 입장인 암컷들은 느긋하다. 암컷들의 유전자는 초조해 하지 않는다. 대신 선별한다. 자손에게 우수한 생체기계를 제공할 수컷을 고른다. 위험한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강한 자손을 원한다. 그런 자손을 낳을만한 수컷을 원한다. 그래서 강한 수컷에게 몸을 허락한다. 수컷들을 경쟁시켜 싸우게 하고 최후의 승자에게 몸을 허락한다. 가장 강한 자의 씨앗을 수태하려고 한다. 따라서 동물사회에서는 그 무리의 우두머리 수컷이 그 무리의 모든 암컷들을 차지한다.

 

     인간사회도 동물사회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남자들은 태생적으로 바람기를 가지고 있다. 자궁이 없는 핸디캡을 극복하려고 어떻게든 많은 암컷(여자)들에게 자신의 씨앗을 퍼뜨리려고 한다. 그렇게 진화되어 왔다. 현대 인간사회에서는 자손을 낳는다는 일차적인 목표는 사회적 제도나 법적 문제 등으로 제약을 받지만 많은 여자들과 짝짓기를 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행위는 동물사회와 다름이 없다. '열 계집 마다하는 사내 없다' 는 속담에서 수컷의 속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런데 여자들의 경우가 독특하다. 동물사회에서는 암컷이 강한 수컷을 원하는데, 인간사회에서 여자들은 어떤 남자를 강하다고 생각하느가? 동물사회에서처럼 싸움을 잘하는 남자일까? 만일 그렇다면 K-1이나 UFC 같은 종합격투기의 챔피언에게 많은 여자들이 몰려들 것이다. 그런데 별로 그런것 같지는 않다.

     인간사회에서 강한 남자는 돈이 많은 남자다. 여자들은 돈이 많은 남자를 강한 남자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돈이 많은 남자를 매력적으로 생각한다. 돈 많은 남자의 주변에는 여자가 많다. 인간의 삶에서 경제력은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생존의 가장 큰 수단이 경제력이었다. 원시시대부터 수만 년을 진화해 오면서 경제력은 인간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돈이 많은 남자는 여자들의 호감을 산다. 70 대, 80 대 노인들도 돈이 많으면 주변에 젊은 여자들이 꼬인다. 80 대 부자 노인이 30 대 젊은 여자와 살고 있는 경우도 있다. 돈이 많은 남자가 20 살이나 30 살 쯤 어린 여자와 함께 사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나이 많은 여자가 20 살이나 30 살 어린 남자와 사는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남자는 수태 가능한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는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 좀 늙어도 괜찮다.

 

     재운은 남자에게 돈과 여자를 의미한다. 명리학에서는 돈과 여자와 성욕을 같이 본다. 그런데 최근 뇌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섹스와 돈에 대한 욕심은 두뇌의 동일한 부위와 연관돼 있다고 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의 실험에 의하면, 남자들에게 성적인 자극을 줄 경우 도박에서 베팅을 과감하게 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이때 실험 대상자들의 뇌를 MRI 촬영을 했더니 성욕, 쾌락 등과 연관된 대뇌 측좌핵(nucleus accumbens)이 활성화 됐다고 한다. 연구팀의 브라이언 너트슨 교수는 "섹시한 여성이 남자들의 재무적 결정에 관한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고 말했다. 명리학에서 재운에 대한 해석과 같은 결론을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명리학이 실용적이고 명쾌한 이론이라는 것이, 내가 극하는 오행을 재운이라 했고 그것이 돈과 성욕, 남자에게는 여자까지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동물행동학적인 관점, 인간사회의 행동 패턴, 뇌과학적인 측면에서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칼럼니스트의 글에, 현대 남성의 성(性) 페로몬은 외제차라는 내용이 있었다. 페로몬은 동종(同種)의 동물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 받을 때 쓰는 체외 분비성 물질을 말한다. 동네에 발정기 암캐가 있으면 온 동네의 숫캐가 모여든다. 암캐가 분비하는 성 페로몬 때문이다. 인간은 감각이 퇴화되어 페로몬을 감지하는 능력을 잃었다. 그런데 외제차가 남성의 성 페로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즉 외제차를 탄 남자의 유혹에 여자들이 쉽게 넘어간다는 뜻이다. 외제차는 부의 상징이다. 강한 남자의 상징이다. 많은 여자를 유혹하고 싶으면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 된다. 셋방살이를 해도 외제차를 몰고 다니면 속물 근성의 여자들이 우러러본다.

     요즘은 명품에 환호하는 여자도 많다. 값비싼 명품을 선물하는 남자에게 여자들은 쉽게 호감을 가진다. 남자에게 돈은 바로 여자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돈 때문에 울고 웃고 여자 때문에 울고 웃는다.

'운명을 말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 관재(官災)를 만드는 재운  (0) 2010.09.15
10. 관운(官運)을 만드는 재운  (0) 2010.09.13
8. 홀로 웃다(獨笑)  (0) 2010.09.10
7. 장애인  (0) 2010.09.07
6. 불행과 고통  (0) 2010.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