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말한다

30. 종교 - 절 모르고 하는 시주

금린학당 2011. 1. 28. 13:56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박사는 '시간의 역사' 라는 자신의 저서 초판본의 서문에서, 자신의 전생이 중세의 이탈리아 천문학자였던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라고 밝혔다. 이 내용은 초판본에서만 언급되었고 이후의 판본에서는 삭제되었다.

     호킹 박사는 최근의 저서인 '위대한 설계'에서 신이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기독교계의 반발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호킹 박사는 성경에서 주장하는 '창조론' 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연은 물리학적인 법칙에 의해 탄생되었고 존재할 뿐 지적 설계나 창조주의 능력에 의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리스인들의 뒤를 이은 기독교도들은 우주가 냉담한 자연법칙에 의해서 지배된다는 생각을 거부했다. 그들은 우주에서 인간의 지위가 특별하지 않다는 생각도 거부했다. 1277년 파리의 탕피에 주교는 교황 요한21세의 지시를 받들어, 저주받아야 마땅할 오류 또는 이단적인 주장 219개의 목록을 공표했다. 그 오류 중에는 자연이 물리적인 법칙을 따른다는 것도 들어 있었다. 이 생각은 신의 전능함과 상충되기 때문에 저주받아야 마땅했다. 흥미롭게도 교황 요한21세는 몇달 뒤 중력법칙이라는 물리학적인 자연법칙 때문에 사망했다. 그의 처소의 지붕이 무너지는 바람에 사망했다'

 

     1527년 프로테스탄트 용병부대가 로마를 침공해 약탈을 자행하고 1536년 피렌체공화국이 무너지고 이탈리아반도가 스페인에게 점령당하자 가톨릭 교단은 방어적으로 변하여 신도들에 대한 강압적 지배에 매달리게 된다. 아퀴나스의 신학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및 과학이 가톨릭의 정통 교리가 되었고 나머지 다양한 사상들은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1559년 바오르 4세는 최초의 공식적인 금서목록을 발간했고 피우스 5세는 바티칸의 검열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금서목록기구(Congregation of the index)를 만들었다. 그 결과 17세기로 접어들 무렵에는 정죄(定罪)가 난무했다. 이제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론을 비판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일이 되었다. 이탈리아의 철학자 베르나르디노 텔레시오와 도미니크 수도회의 톰마소 캄파넬라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반대했다가 27년 동안 감옥에 갖혀있어야 했다. 프란체스코 푸치는 원죄에 대한 이단적 견해로 처형당했고, 조르다노 브루노는 별들도 영혼이 있으며 다른 세계들이 무수히 존재한다는 비의적인 이단을 가르쳤다가 화형에 처해졌다.

     이렇게 암울한 정치 풍토 속에서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우주를 신적(神的)인 신비의 영역으로 보는 대신 수학법칙에 지배되는 우주적 메커니즘으로 묘사했다. 그는 피사 대성당에서, 흔들리는 램프의 진동을 관찰하고 진자로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을 추론해냈다. 또한 비중(比重)에 관한 논문을 썼으며 낙하하는 모든 물체는 크기와 상관없이 같은 속도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그의 가장 큰 업적 중의 하나는 굴절망원경의 완성이었다. 그는 1609년 이 망원경을 통해 달의 분화구, 태양의 흑점, 금성의 위상변화, 목성의 위성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태양의 흑점들과 울퉁불퉁한 달 표면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묘사한 대로 태양과 달이 완전한 천체가 아님을 증명했다.

     갈릴레오는, 수학이라는 언어를 모르면 자연이라는 책을 단 한마디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갈릴레오는 신학과 과학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은 물질세계에 집중하고 신학은 신에 집중하는 것으로 두 분야는 구분되어야하고 서로의 영역을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가톨릭 교계는 '신은 성서의 저자이자 자연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므로 두 가지 진리가 서로 모순될 리가 없다' 고 주장했다. 갈릴레오는 성서의 시적(詩的)인 언어들을 명확한 과학적 관찰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1663년 종교재판소는 갈릴레오를 재판에 회부하고 불복종죄라는 판결을 내렸다. 강압적인 상태에서 갈릴레오는 자기의 주장을 철회하고 자신의 집에 연금되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환생이라고 주장하는 스티븐 호킹 박사는 그의 책 '위대한 설계' 에서 'M이론' 을 주장한다. M이론은 시공의 차원이 11차원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유추하며, 제각각 고유의 물리법칙들을 가진 서로 다른 우주의 숫자가 사실상 무한대(10의 500제곱 개)로 있다고 얘기한다. 다중 우주에서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이 우주는 다수의 우주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무(無)' 에서 자연발생한 다중우주는 각각 다른 자연법칙을 갖고 있다고 했다.

     강압적인 상태에서 자신의 학문적 주장이 훼손되고 억울하게 연금을 당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던 갈릴레오는 스티븐 호킹으로 환생해서 다시 한 번 기독교계에 한 방 먹이는 복수를 하고 있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은 종교에서도 과학적인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종교 교단에서는 과학적인 결론들과 배치되는 교리들을 과학적인 설명을 통해 설득시키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일부 지방 생물 교과서는 진화론과 창조론을 같이 수록해놓는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

     내가 만난 어떤 목사는 예수가 부활한 증거로 그의 무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들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죽은 사람들 중 무덤이 없는 사람들은 전부 부활해서 승천한 것으로 된다. 뮈토스(mythos)와 로고스(logos)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성직자로 신학자로 신앙인으로 자부하며 종교를 철옹성으로 만들고 있다. 그들은 경전에 나와 있는 뮈토스의 시적(詩的)인 언어를 로고스의 산문적인 방법으로 해석하고 있다. 종교는 과학이 아니다. 종교는 침묵이고 불가지(不可知)의 영역이다. 종교에서는 말이 필요없다.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조계종 사찰 봉은사에서 기독교 광신도 몇명이 기독교 예배를 보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었다. '봉은사 땅밟기' 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는  불상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이 만든 우상, 헛되고 헛된 것들" 이라고 말한다. '땅밟기' 는 대구 동화사에서도 있었다. 이 동영상에서는 상인동 가스폭발, 지하철 화재 참사 등 대구에서 일어난 대형 사고는 대구 사람들이 불교를 많이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심지어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이 미얀마의 한 사찰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예배를 보는 '해외 땅밟기' 도 있었다.

     '땅밟기' 는 기독교인들이 선교지나 교회 건축 예정지, '영적전쟁' 이라는 이름으로 일부 거점 등에서 행하는 신앙운동이다. 땅밟기 기도의 선구자는 아브라함이다. 구약성경에서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약속의 땅을 처음 걸었던 사람이다. 가장 유명한 땅밟기 기도 장면은 '여리고성 전투'이다. 여호수아의 지도로 이스라엘 민족 전체가 함께 하루에 한 번씩 땅을 밟아 여리고성을 무너뜨렸다.

     현대 한국의 일부 기독교 광신도들은 절을 찾아다니며 땅밟기를 시도하고 있다. 여리고성을 무너뜨렸듯이 절을 무너뜨리고 불교를 무너뜨리겠다는 발상이다. 그들은 예수 믿으면 성공하고 잘 산다고 주장한다. 잘 사는 나라들은 전부 기독교 국가들이라고 한다. 영화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를 한 마디 한다. "너나 기독교 믿고 잘 사세요."

     갑자기 남편을 잃은 한 여자가 있었다. 슬픔과 실의에 잠겨 있을 때, 평소에는 연락도 잘 안되던 친구 두어명이 그녀를 위로한다고 찾아 왔다. 모두 기독교인들이었다. 그녀를 찾아와서는 기도를 하고 난리 법석을 떨었다. 그러면서 그녀더러 교회에 나오라고 했다. 만약 교회에 오지 않으면 더 큰 불행이 올거라고 했다. 위로가 아니라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을 쫓아냈다.

 

     서울 강남의 초대형 교회인 소망교회는 신도 수가 7만명이라고 한다. 지난 1월 2일 일요일 아침예배가 끝난 후 담임목사실에서 부목사 두 사람이 담임목사를 폭행해서 담임목사는 광대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었다. 또 다른 대형 교회에서는 목사가 32억여원을 횡령해서 형사입건 되었다.

     세계적 신학자 폴 니터(Paul Knitter) 박사는 한  토론회에서, 한국의 일부 기독교인들이 불교 사찰에 들어가 사찰이 무너지라고 기도한 '땅밟기' 사건을 언급했다. 니터 박사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자기 종교가 가장 우월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가 자신을 최고의 종교라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 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경재 목사는 "기독교와 불교의 갈등은 99%가 기독교, 1%가 불교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만, 기독교는 춥고 배고픈 사람을 위한 해방의 종교로 전파된 반면 불교는 호국 불교라는 미명하에 왕족과 귀족을 위한 불사(佛事)를 해온 것 아닌가. 기독교인들이 불교를 폄훼하는 것은 불교가 뿌려놓은 '업(業)' 의 결과일 수도 있다" 고 주장했다. 99%가 기독교 책임이라고 해 놓고 결론은 100% 불교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불상을 훼손하고, 절에다 방화하고, 절에는 용(龍)이 그려져 있어 마귀 소굴이라고 하고, 법당에서 기독교 예배를 보고 있으면서, 가해자측에서 자신들의 교리에도 없는 업(業)을 들먹거리고 있다. 남의 집에 불을 질러 홀랑 태워놓고 내가 네 집에 불을 지른 것은 너의 전생의 업 때문이라고 우기는 것과 같은 얘기다. 그것도 명망있는 목사가 한 말이다.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한국의 불교종단, 특히 가장 세력이 큰 조계종단은 수행자 집단이라기보다 이권단체, 정치세력이 되어 있다. 그들의 행태를 보면 승복입은 장사꾼 또는 승복입은 조폭처럼 보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2008년 7월,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 피신해 있던 쇠고기수입반대 촛불난동시위 수배자 7명을 경찰이 연행하려 하자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이던 지관은 경찰을 향해 "죽으려면 들어오라" 고 했다. 죽이겠다는 엄포다. 불교는 살생을 금한다. 그런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최대 종단의 책임자 입에서 '살인(殺人)' 을 의미하는 언사가 튀어 나왔다. 조폭이나 건달들이 쓰는 말을 자칭 수행자라는 사람이 하고 있다. 그것도 국가 공권력을 향해 '죽이겠다' 고 위협했다.

     2008년 7월 29일 오후 4시쯤, 조계사 입구에서 총무원장 지관이 탄 승용차가 조계사 경내를 빠져나가자, 촛불난동시위 수배자 7명을 검거하기 위해 조계사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경찰이 총무원장 승용차를 검문했다. 총무원장이 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경찰은 차량 트렁크를 뒤지는 등 검문을 철저히 했다. 지관은 화를 냈고 조계종단은 즉각 항의하며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계종 총무원장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높은 자리이기에 국가 공권력인 경찰도 함부로 정당한 공권력 집행을 못하는가? 지관이라는 승려는 수행자인가 무소불위의 권력자인가?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이 같은 상황에 맞닥뜨렸으면, 모르긴 해도 차에서 내려 경찰들에게 수고한다고 위로하고 손수 트렁크까지 열어 보여줬을 것 같다.

     기독교 장로인 이명박씨가 대통령이 되자 불교계는 묘한 콤플렉스를 표출하고 있다. 사사건건 종교차별이니 종교탄압이니 하면서 투정부리고 저항하고 있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정말 유치한 짓거리들을 연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08년 말 전국의 불교신도 수만명을 서울에 모이게 해서 '불교탄압을 중지하라' 는 데모를 한 것이다. 기도하고 공부해야 할 스님들이 앞장서서 주먹으로 하늘을 찌르며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면 '탄압' 이라고 하고 '독재' 라고 한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종교탄압을 하고 독재를 하고 인권유린을 하겠는가.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적으로 판단해보길 바란다. 정말 그렇다고 확신하는지. 현재의 정치상황이 독재이고 정부가 종교탄압을 하고 있고 인권유린을 하고 있는지 정말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기를 권한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반하는 세력이 정권을 잡은 데 대한 반감 때문에 억지를 쓰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2011년 국가 예산이 여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되었다. 이 예산 중 불교계에 지원되는 템플스테이 예산 185억원이 122억5천만원으로 삭감되어 확정되었다. 조계종 총무원이 이 문제 때문에 발끈하고 나섰다. 종교편향적 입장에서 불교계에 지원되는 예산을 삭감했다고 난리를 쳤다. 다른 종교에도 정부예산이 지원되고 있는 지 모르지만, 템플스테이라는 것이 외국 관광객이 절에 와서 며칠 묵으며 불교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알고 있다. 그 외국 관광객들을 공짜로 재우고 먹이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절에서 비용을 받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절에서 하는 수익사업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또는 불교를 포교하는 불교계 자체의 포교사업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외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도 이 프로그램에 많이 참가하고 있다. 그런데 절에서 무료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받고 있다. 그런 수익사업에 정부에서 200억에 가까운 돈을 지금까지 지원하고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불교라는 특정 종교의 자체 사업에 국민 세금 수백억을 퍼부었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런데 불교종단에서는 그 돈 중 60억 정도를 삭감했다고 정부에 반기를 들고 나서고, 정부여당인사들의 사찰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절 입구에 걸었다.

     언제부터 절에서 사람 선별해서 들였는 지 묻고 싶다. 절은 부처님 도량이다. 한국 불교가 총무원장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다. 부처님 법을 배우고 가르치고 펴는 곳이지 돈버는 사업 하는 곳이 아니다. 절은 부처님 법에 목마른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 총무원장이 마음에 드는 사람만 오라 가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정부여당인사들의 사찰 입장료 치고는 185억이라는 국민 세금이 너무 많다. 돈에 환장한 중들이 자신들이 수행자인지 목 좋은 곳 차지하고 자릿세 받아먹는 건달인지 구분을 못하고 있다.

 

     '민족문화 보호정책을 외면하고 종교편향을 자행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조계사 출입을 거부합니다.' 조계사 입구에 내걸린 현수막 내용이다.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하는 불교' 라고 씌여진 현수막 아래 '정부 및 여당관계자의 출입을 엄격히 금합니다.' 라는 내용의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부산 범어사 천왕문이 방화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 부산지역 여당 국회의원들이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범어사 주지스님이 국회의원들을 맞이했다. 총무원에서 불호령이 떨어졌다. 여당 국회의원들을 절에 들여놓은 데 대한 질책이었다. 범어사 주지는 즉각 '대단히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하고 엎드렸다. 그들의 눈에는 부처님도 불법도 신도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돈 60억 적게 받은 데 대한 분풀이 밖에 없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템플스테이 예산 60억 삭감 후 총무원에서 갑자기 4대강 문제를 들고 나왔다.

     '4대강사업 강행이라는 목적으로 여당이 단독 처리한 예산안이 서민들의 삶을 질곡으로 밀어넣고 있다.'

     60억 덜받게 되자 그 동안 입도 뻥긋 않던 4대강사업을 거론하고 나섰다.

     그들은 입으로는 청빈과 무소유를 떠들면서 뒷구멍으로는 오로지 돈에 혈안이 되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해인사 승려 300여명이 참석해 독경하고 명복을 빌었다. 힘없는 민초들이 죽었을 때 스님들이 한 사람이라도 찾아와서 명복을 빌어주고 있는 지 묻고 싶다. 해인사라는 큰 총림에서 자살한 노무현을 위해 자발적으로 큰 의식을 봉행했다. 그것도 장례 현장까지 스님 수백명이 찾아왔다. 험하게 죽은 사람을 위한 위로와 제도 치고는 거창하고 유별났다.

 

     '우리는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 분단의 현실과 아픔인 민족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겠습니다.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하느님을 고백하며 인간이 중심이고 목적인 공동선의 원리가 실현되도록 헌신하겠습니다. 우리는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해방하시고 모든 이에게 자유를 주신 성령의 도구, 사랑의 실천자가 되겠습니다. 우리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친교를 본받아 모든 양심인과 연대하여 정의와 평화, 자유와 평등이 실현되는 아름다운 안간공동체를 이 땅에 이룩하겠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다짐' 이라는 것이다.

     이 다짐이 가장 필요한 곳이 북한이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이상을 가장 적절하게 구현할 수 있는 땅이 북한이다. 그런데 그들은 북한은 외면하고 우리나라에서 정의를 구현하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북한의 실상이나 김정일 집단의 악행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너무나 철저하게 입을 닫고 있고, 입을 닫고 있는 정도가 아니고 감싸고 돈다. 짐작이지만 그 사제단의 수뇌부가 북한에 대한 비방을 할 수 없는 무슨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4대강 헐어내서 모든 강에 생명을!

      남북화해 되살려서 온누리에 평화를!

      민주정부 수립해서 만민에게 인권을!'

     정의구현사제단의 최근 구호다.  4대강 문제는 각각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찬성이건 반대건 각자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자기 종단의 어른인 추기경이 4대강문제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표명을 할 수 있다고 하자 추기경더러 물러나라고 했다. 나는 불자라서 남의 종교 내막은 잘 모르지만, 추기경의 뜻은 4대강정비에 대한 천주교 교단의 확정된 의견은 없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4대강정비사업에 극단적인 반대를 하고있는 정의구현사제단 사람들은 4대강정비사업에 대한 반대가 마치 천주교 전체의 의견인 양 선전해 왔다. 자신들의 속임수가 추기경의 의견 개진으로 드러나자 추기경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를 표출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남북화해' 를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남북화해가 아니라 남한에 김일성 왕국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 같다. 한반도를 '하느님의 성전' 에 바치는 것이 아니라 독재자이자 테러집단인 '김정일 장군의 성전' 에 갖다 바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북한의 주장과 똑같이 할 수 있는 지 놀랍기조차 하다. 이들의 신앙의 대상은 '하느님' 이 아니라 '김일성' 인것 같다.

     기도를 많이 하고 수행을 많이 한 사람들은 직관력이 생기고 기운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그들이 김일성과 그 일가에 대한 느낌이 어떤 지 만나서 물어보고 싶다. 실제 김일성과 김정일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악행은 잠시 접어두고, 천주교 성직자인 '신부' 로서 지금까지 수행하고 기도한 결과 체득한 능력으로 김일성 일가에 대한 느낌을 묻고 싶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이 그렇게 우러러보이는 존재들인 지 묻고 싶다. 신부라는 사람들이 추앙할 만한 대단한 기운을 가진 자들인지 알고 싶다.

     이들은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 미선양 사건이 일어나자 '살인미군' 이라고 호칭했다. 반미성향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던 그들인지라, 마치 미군이 아이들을 일부러 장갑차로 깔아 뭉개 죽인 것처럼 적개심을 불태웠다.

     이들은 북한에 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서면 '민주정부' 이고 북한에 우호적이지 못한 정권은 '독재정권' 이라고 호도하면서 타도의 대상으로 삼는다. '민주정부 수립해서 만민에게 인권을!' 하고 외치는데, 수십만이 정치수용소에 갖혀서 짐승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고, 공개총살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고, 수백만명이 굶어 죽고 있는데도 핵무기나 만들고, 수십만명이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고 있는 북한의 독재와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안하고, 못하고 있다. 무슨 말못할 사정이 있는 모양이다. 이들은 더 이상 성직자가 아니다. 종교를 방패삼아 어리석은 자신들의 사상적, 정치적 야욕을 실현시키려는 정치집단일 뿐이다. 자신들이 '총폭탄이 되어 김정일 장군님을 사수' 하고 싶은 것이다.

     이들은 'KAL858기 공중폭발테러"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무현 정부 때의 일이다. 김정일이 저지른 테러를 호도하려는 시도였다. 중동 근로자가 대부분인 승객들과 승무원들이 무참하게 살해되었고 범인인 김현희가 검거되어 자백을 했슴에도 불구하고, 친북좌파들은 끊임없이 우리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을 전파하고 있었다. 이들의 선두에 정의구현사제단이 서 있었다. 결국 법원의 결정으로 더 이상 법적인 까탈은 못부리게 되었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이므로 자신의 근원에 대한 모색을 끊임없이 해 왔다. 수 많은 선지자들이 이 땅을 찾아와 우리의 근원에 대한 많은 가르침을 남기고 갔다. 그런 영적 스승들의 가르침을 펴고 실천하기 위해 교단이 형성되었다. 교단이 형성되자 권력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종교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흡인력 때문에 사람과 돈이 교단으로 집중되었다. 세력의 비대는 부패를 낳는다. 견제와 자기정화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온갖 횡포와 악행이 저질러져왔다. 교단을 장악한 성직자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다. 돈맛을 본 성직자들은 온갖 호사를 누려왔고 누리고 있다.

     그들의 권위의식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어느 절의 스님들과 신도들이 회식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도심에 있는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게되었다.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 앉았는데, 늦게 들어 온 스님 한 사람이 출입문 근처에 앉게 되었다. 출입문이 열려있어 추위를 느낀 어느 신도가 그 스님더러 문을 좀 닫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그 스님은, 감히 신도가 스님에게 불손하게 군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어느 중은 아버지가 자기에게 반말한다고 여러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를 심하게 꾸짖었다. 그 중은 자칭 '선승(禪僧)' 이라고 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선방에서 몇 안거(安居)를 났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자였다. 제법 규모가 있는 절의 주지로 있으면서 '여법(如法)'하게 살고 있다고 소문이 나 있었다. 그 절의 신도들은 그 중 앞에만 가면 오금이 저린다고 했다. 내게 그 중 얘기를 전한 사람에게 말했다. "내 자식이 만일 내게 그랬다면 반 쯤 죽여놨을거다."

     어느 스님은 속가의 모친이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아들의 모습을 한 번 보고싶다고 하는데도 냉정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중국의 황벽희운 선사의 전설같은 일화를 들먹이며, 다생(多生)으로 내려오던 모자의 정을 끊어야 어머니가 지옥이 아닌 천상에 갈 수 있다는 듯이 말했다. 범소유상개시허망(凡所有相皆是虛妄)이라고 하지만, 10년 이상 떨어져 있던 자식을 죽어가면서 한 번 만나는 것이 그 어머니에게는 바로 천상의 기쁨이었을 것이다.

 

     교단이 부패하고 성직자들이 타락하게 된 원인이 사실은 일반 신도들에게 있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에게 빠지는 것이 아니라 스님, 신부, 목사에게 빠져 돈과 마음을 전부 갖다바치는 신도들이 문제다. 성직자들 대부분이 '스승' 이 아닌 '직업인' 이고 '사업자' 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성직자들도 많이 있다. 세상의 어두운 구석을 비추는 등불과 같은 성직자들이 많이 계신다. 그러나 교단이라는 권력기관의 자리를 탐하는 자들은 대부분 '스승' 이 아닌 '꾼' 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이나 사업적 목적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의 검은 속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그들에게 속지 않는다.

     교회에 헌금 많이 하고 절에 불사(佛事)하는데 보시를 많이 하면 복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도들에게 그렇게 주입시키고 있다. 그말에 속아 넘어간 신도들이 심지어 빚을 내어 절에 갖다 바치고 교회에 갖다바친다. 그래서 온 산이 절 천지고 온 동네가 교회 천지다. 동양 최대의 절, 세계 최대의 교회가 그렇게 해서 생겨난다. 스님이 고급 외제차 몰고 다니고 목사 연봉이 수억원이란다. 신도들이 갖다바친 돈이 종교를 타락시키고 있다. '절 모르고 시주하지 말라' 고 했다. 자신들이 갖다바친 돈이 자신의 교단을 시궁창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개운(改運)의 방법으로 봉사와 보시를 권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와 보시다. 기름이 번들거리는 성직자나 호화의 극을 달리고 있는 성전을 위한 봉사와 보시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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