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반여사(新考槃餘事)

슬픈 혼령

금린학당 2012. 4. 29. 11:02

     슬픈 혼령

 

 

떠도는 혼령 하나 어떻게 하나

갓 피어난 녹색 잎들 출렁이는

바람을 타고 떠도는 슬픈 혼령

가슴엔 꽃이 피처럼 피어나고

아픔을 움켜잡고 쪼그려 앉는다

이 봄엔 왜 이리 눈물이 흐르는지

이 봄엔 왜 이리 가슴이 아린지

저리 고운 햇살도 형벌이다

쓸쓸한 산등성

봄은 슬피 물들었고

해질녘 긴 그림자 하얀 꽃 위에 드리운다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나

마른 침 삼키어도 타는 가슴

눈물이 스며들듯 봄은 오고

아무도 아무도 없는 길

슬픈 혼령 홀로 떠돈다

아린 가슴 움겨쥐고 풀 위에 눕는다

이 봄을 어찌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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