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반여사(新考槃餘事)

흔적, 그리고 봄

금린학당 2012. 4. 1. 12:59

 

 

꽃 가지에

고운 새 한 마리 잠시 앉아있다 날아갔다

꽃 가지 흔들리고

꽃잎 한 둘 떨어졌다

 

없었다

아무 일 없었다

새가 앉았던 흔적도

새가 날아간 흔적도

없었다

 

새는 허공으로 날아갔다

꽃잎은 허공으로 떨어졌다

 

지나간 일들은 꿈일 뿐

가슴 먹먹한 꿈일 뿐

얼룩도 흔적도 없는

꿈일 뿐

 

흔적이야

세월지나면 잊힐 것

 

새는 날아가고

꽃 가지에 핏방울 맺힌다

초록색

그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