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말한다

안철수 사주

금린학당 2011. 9. 7. 17:38

     요즘 안철수씨가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라는 길고 복잡한 이름의 직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요 며칠 간 그의 몇 마디 말이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리더로 그는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더니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후보를 양보하고, 별로 정치적인 색깔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강한 정치적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기존 정치와 행정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역사를 들먹이고, 역사의 흐름을 언급했다. 1970년대로의 회귀도 걱정하고 있었다. 여당인 한나라당을 응징해야 한다고도 했다. 마치 혁명가와 같은 태도를 보였다. 그런 그가 멘토라고 언급한 사람들 중 김제동이나 김여진 같은 연예인들이 들어있었다. 마치 혁명을 할 듯이 역사 운운하던 사람의 멘토치고는 의외였다.

 

     한 개인의 성격이나 심리적 정황은 그 사람의 사주를 통해 분석해보면 아주 정확하게 알아낼 수가 있다. 겉으로 드러난 부분이 아닌 숨겨져있는 부분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겉으로 보기엔 정말 괜찮아 보이는 사람도 사주를 분석해보면 고집불통에 이기적인 요소가 숨어있을 수 있다. 그 숨겨진 부분은 결정적인 순간 튀어 나온다. 그리고 평소에 자신의 성격적 결함을 부단한 수양, 혹은 교묘한 위장으로 잘 다스려 오던 사람도 운이 나빠지게 되면 심리적 균형을 잃게 되어 실수를 하고 악수(惡手)를 두게 된다. 최근의 안철수씨의 행보가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인터넷을 통해 안철수씨의 생년월일을 알 수 있었다. 생시(生時)를 몰라 사주(四柱)가 아닌 삼주(三柱)만 가지고 풀었다.

     우선 안철수씨는 엄청나게 영감(靈感)이 발달해 있는 사주를 타고났다. 예지력이 뛰어나고 정신적인 깊이가 있다. 종교계의 큰 지도자나 뛰어난 예언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대학자의 명(命)이기도 하다. 과학이나 예술 분야에서 천재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사주 구성을 하고 있다. 안철수씨 사주에서 특히 이런 구조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원래는 의사로 출발해 IT 부문의 독보적 존재로, 대학교수로 그는 삶의 역정에 대단히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그의 사주에서도 이런 정황이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강한 영적인 특징을 수반한 사주를 가진 사람들의 큰 핸디캡은 심리적 불안정이다. 감정의 기복이 너무 심해 자칫 심리적 균형을 잃기 쉽다. 상승 기운을 타면 엄청나게 고조되어 몇 날을 밤을 새워도 피곤한 줄 모르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기분이 좋다. 그러다가 침체기에 접어들면 대단히 침울해지고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자신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 정신적 질환을 앓을 수도 있다.

     인(寅)월의 을목(乙木)이 강해서 화(火)를 용(用)하는데, 23세부터 52세까지 30년간 남방화운(南方火運)으로 대운이 진행되어 매우 좋다. 정월의 화초가 꽃을 활짝 피우는 시기이다. 인생의 황금기는 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11년 신묘(辛卯) 세운은 강한 을목에게는 매우 좋지 못한 운이다. 우선 올해 관운(官運)이 와 있는데 이 관운은 쓸 수 없는 관운이다. 무성한 나무를 톱이나 가위로 다듬어야 제 역할을 할 것인데 안철수씨에게 대두된 관운은 일회용 면도칼 정도의 관운일 뿐이다. 이걸로는 무성한 나무를 다듬을 수가 없다. 오히려 면도날이 부러져버린다. 대운이 아무리 좋아도 세운이 체감하는 당면한 운이기 때문에 세운의 영향이 크다.

 

     올해는 목기(木氣)가 최고조에 달하는 해이다. 목기를 주체로 하는 사람들은 올해 에너지가 무척 강해진다. 그런데 신강(身强)한 목기를 가진 사람들은 기고만장해진다. 눈에 거의 뵈는 게 없는 수준이 된다. 안철수씨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자신만만하고 안하무인이었다. 그의 팔자에 와 있는 운명적인 정황이 그대로 그의 말에서 표출되고 있었다. 신강 명조를 가진 사람들은 주변 사람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 그의 최근 행보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 순간 신강 사주는 무너진다. 내년 대권 후보로 그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올해 그가 보인 언행에서 그의 정치적 색깔이 드러났고 그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호불호의 잣대가 결정되었다. 이렇게 되면 그도 정치판의 여러 무리들 중의 한 무리에 속한 일원으로 전락하고 만다. 내년의 그의 세운도 좋지 못하다. 내년은 임진(壬辰)년인데 임수(壬水)가 그의 사주에서 용신으로 작용하는 화기(火氣)를 극해서 손발이 묶이는 상황이 된다. 활동이 많이 위축되고 심리적으로도 많이 침체될 것이다. 대권을 쥘 수 있는 그런 운이 아니다.

 

     조용헌씨는 그의 칼럼에서 안철수씨의 관상을 북극의 백곰에 비유했었는데, 나는 안철수씨를 굳이 동물에 비유한다면 양(羊)이라고 하고 싶다. 양은 온순하고 겁이 많은 동물이다. 무리를 지어 다니고 행동이 가볍다. 가끔 뿔로 상대를 위협하기도 하지만 센 상대를 만나면 금방 무리 속으로 도망친다. '청춘 콘서트' 라는 이름으로 고만고만한 무리들을 이끌고 다니는 그의 행보에서 양의 특성이 보이기도 한다.

     관운에 대한 그의 관심은 올해로 끝난다. 천재적인 능력을 쓸데없이 정치판을 기웃거리면서 낭비하지 말고 자신의 전문 분야에 매진했으면 좋겠다. 약간의 과대망상으로 짐작될 수 있는 자신의 언행도 냉정한 시각으로 되돌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